<피의게임2> 6화 리뷰 수능만점자 이진형 실패 경험의 중요성 142만좌

안 보고 넘어갈 수 없었던 피의게임 6화 리뷰입니다. 피의게임은 방송 분량이 1시간 30분 이상으로, 하루에 두 편을 보는 것은 조금 힘들지만 <피의게임2> 정말 재미있습니다. 출연자들 모두 과몰입하고 주작 대본 하나 없이 리얼리티 프로그램(홍진호 부상, 하승진 덱스 싸움 등) 이라 그런지 몰라도 정말 심장 쫄깃한 재미로 6화까지 스트레이트로 이어봤어요.

 
 

수식게임과 142만좌...

6화 화제의 인물은 142만좌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은 수능 만점자 서울대 의대생 이진형님이었어요. 이진형님 이전 화에서는 크게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서울대생이고 2019년도 수능 만점자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출연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브레인 포지션을 맡게되네요. 
6화의 머니챌린지는 피의게임 시즌1에서도 나왔던 수식게임이었는데, 길까지 연결하도록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어요. 이진형님이 수식을 완성하는 중심역할을 하였는데 이 때 이진형님 멘탈이 많이 흔들리는 게 보이더라고요 ㅠㅠ
시즌1에서는 수식만 완성하면 되기 때문에 수학적능력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길도 맞춰야 하고 다른 팀과 개수 경쟁도 해야 하고 카드를 버릴지 말지도 판단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히려 수학적능력 뿐만 아니라 융통성,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 순발력과 판단력까지 요구된 게임이었습니다.

이진형님이 만약 시즌1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빠르게, 누구보다 완벽하게 수식을 완성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게임에서는 다른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후지이미나님은 이진형님과 달리 길을 먼저 완성하고 수식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게임에 접근했습니다. 충분히 들어볼만한 가치있는 의견인데 이진형님은 그 수식을 바로 치워버리더라고요... 결국 142만이라는 터무니없는 수식을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였습니다. 다른 팀원들도 너무 이진형님에게만 의지해서인지 터무니없는 수식을 보고도 아무도 잘못된 것을 찾아내지 못하더라고요.  
 

결과적으로는 게임을 망쳐버렸지만 사실 이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워보였던 인물은 다름아닌 이진형님이었습니다. 혼자서 브레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느껴졌습니다. 외부팀 팀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긴 했지만 혼자서 버거울 때는 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진형님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는 없어보였습니다. 내부팀에서 홍진호님이 쭉 브레인 역할을 맡았지만 수식 게임에서는 다른 팀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과 대비되더라고요.
 이진형님이 다른 팀원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것이 '남들은 못하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만심 때문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가 수능 만점자 타이틀이고 머리를 쓰는 일만큼은 내가 잘 해서 보여줘야 한다'라는 중압감이 있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수식을 내기 직전까지 멘탈이 나간 상태에서 제출을 한 직후에 이진형님이 오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눈물의 의미는 팀원들에게 미안한 것은 아닌 것 같아보였습니다. 실패한 자기 자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 창피함으로 보였어요. 사람은 언제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진형님도 나름의 기준에서는 실패를 많이 하셨겠지만 일반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실패보다는 성공가도를 달려온 사람일 것입니다. 어렸을 때 부터 칭찬을 받았고, 1등을 했고, 만점을 받았고 실패를 할 일이 굳이 주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발달단계에서 실패와 거절을 많이 겪어본 사람은 실패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다시 일어나는 심리적 탄력성을 갖게 됩니다.  반면 실패를 많이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쉽게 무너집니다. 때문에 실패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거나,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방어기제가 발동하게 되죠. 
 
 
 

이진형님은 후의 인터뷰에서 '달리기를 하러 간 것 때문에 최적의 상태에서 문제를 풀지 못했다.' 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겠죠. 하지만 이 게임의 실패의 원인은 이진형님이 달리기를 하고 와서가 아니라, 문제를 혼자 짊어지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진형님이 달리기를 하러 간 사이 후지이미나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여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만약 이진형님이 돌아와서 후지이미나님의 의견을 듣고 함께 논의하여 차분하게 수정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적어도 142만이라는 터무니없는 숫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데스매치에 갈 탈락자 후보를 선정하는 시간에서 이진형님은 후지이미나님을 공개적으로 저격합니다. 게임에서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이유에서이지요.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142만이라는 수식을 만든 이진형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진형님이 정말 살고 싶어서 후지이미나님을 등떠민다기보다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기 어렵고, 다음 미션에서 어떻게든 나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라는 중압감이 또다시 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자존감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현성주님처럼 멋지게 데스매치에 가서 보여주실 수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 점이 아쉽네요.
결국 후지이미나님이 데스매치로 가서 현성주님과 붙었고 반전으로 후지이미나님이 승리하여 살아돌아옵니다. 다음주에 후지이미나님이 돌아오는 것을 보는 외부팀의 반응이 정말 궁금하네요!
 
이번 피의 게임 2를 보면서 같은 상황 속에서 다르게 대처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진형님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이 많던데 제가 수능만점자에 서울대 의대생은 아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고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던 학창시절이 떠오르면서 일부 공감이 되다보니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피의게임2 꾸르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