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대화법 ③ 자존감을 낮추는 말 "우리 딸/아들은 참 운이 좋아~"

2023. 5. 23. 13:50배움._.로그/마음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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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길, 그 날 따라 우연히 신호등의 신호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면?

복권을 샀는데 당첨이 됐다면?

친구와 가위바위보로 내기를 했는데 내가 계속 이긴다면?

 

보통 이런 상황을 뭐라고 표현할까요? 네. '운이 좋다.'라고 표현합니다.

'운좋다'의 사전적 의미는 '(의외의 이익을 얻었을 때의) 요행이다.'랍니다.

즉, 내가 노력하거나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익을 얻은 경우에 하는 말이죠. 

그런데 이런 표현을 자녀에게 하는 것은 어떤 영향을 줄까요?

 


<상황>

 

1. 아이가 도미노를 만들고 있습니다. 도미노를 여러번 쓰러뜨렸지만 다시 도전해서 드디어 완성해냈습니다. 이를 본 부모님이 아이에게 "와~ 하나도 안 쓰러졌네!! 그러기 되게 힘든데... 운이 되게 좋았구나!"라며 칭찬을 합니다. 

 

2. 항상 2등만 하던 아이가 있습니다. 기말고사 시험을 보는데 마침 1등을 하던 친구가 전학을 가게 되어 2등만 하던 아이가 1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말합니다. "우리 딸/아들은 운도 참 좋아! 걔가 어떻게 딱 전학을 가냐~ 1등 축하해 ^^"

 

3. 아이가 수시전형에서 모두 탈락하고 슬퍼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정시 점수가 잘 나와 원하던 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은 너무나도 기쁘고 축하하는 마음에 말합니다. "00아 넌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 정말 다행이야!!"

 

이제 아이는 생각하게 됩니다. '아, 내가 운이 좋았구나' 그리고 주변에도 이렇게 말합니다. '운이 좋았죠 뭐~'

 


 

'운이 좋다.'라는 표현은 겉보기엔 좋은 표현인 것 같지만 과정에 대한 인정이 빠져있는 표현입니다. 아이가 실제로 운이 좋았든 어쨌든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들인 노력, 시간, 끈기, 고민과 연구 등은 고려되지 않는 표현입니다. 

때문에 아이 스스로도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대해 인정하기 보다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운이 좋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아이의 마음 속 이면에는 '나는 사실 실력도 부족하고 머리도 안 좋은데 운 좋게 여기까지 올라왔네.'라는 마음이 자리하게 됩니다.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할 때도 겁부터 내고,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니 자신없어 하게 되죠. 반대로 어릴 때부터 자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던 아이는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도 딛고 일어날 힘과 용기를 가집니다.

 

더 안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의 성취를 바라볼 때도 상대방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운이 좋았다고 평가절하 하게 된다는 것이죠. 

 

'쟤 공부도 열심히 안 하는 것 같던데. 쟤가 왜 나보다 결과가 잘 나왔지? 운이 좋았나보네. 어이없어.'

'쟤네 부모님이 돈이 많으니까 지원을 잘 받아서 저렇게 잘 된 거겠지. '

(유명 연예인의 성공을 보며)'얼굴 예쁘게 잘 태어나서 운이 좋네. 누구는 노력 없이도 저렇게 성공하고 참 불공평해~'

-> 상대방의 노력의 가치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음.

 

다른 사람의 성취를 인정해주지 않는 아이가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물론 성공에는 어느정도의 운도 작용합니다. 하지만 놓칠 뻔한 기회를 잡은 것도, 시기가 좋았던 것도 아이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설사 운이 좋았다 하더라도 아이의 노력과 가치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아이의 성취를 격려할 때 '운이 좋네, 땡잡았네'표현 보다는 

'00이가 정말 집중해서 도미노를 쌓았나보구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거 쉽지 않은데 멋진걸?'

'계속 열심히 공부하더니 성적이 올랐네~ 잘했어~'

'너가 그동안 노력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잡은 거야. 축하해!'

와 같이 아이의 노력과 과정에 대해 인정해주는 말을 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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